일상물로 RPG를 할 수 있을까?

RPG/생각, 느낌 2011. 10. 7. 16:05 Posted by nefos


아즈망가 대왕을 필두로 나타난 만화/소설/애니계의 장르인 일상물. 이후 동일 작가의 요츠바랑!과 같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가지고 즐기는 장르가 널리 퍼졌습니다. 애니계에서도 근래 매 시즌마다 1편이상의 일상물이 나오고 있을정도로 장르화가 되버렸죠. 올해 초엔 "침략 오징어 소녀"가 여름/가을에는 "일상"이 있었고요.


미친듯한 인기를 모았지만, 밴드부 주제에 밴드 연습은 거의 하지 않고 대부분 먹는 장면만 보여주는 "케이온". 실제하진 않아도, 허구의 만족도가 매우 높죠. 어차피 RPG는 판타지니까(...)
작년에 케이온을 봤고, 올해 초 일상물을 찾다가 보게된 "린다린다린다"라던지, 그래서 해외파 학생물을 찾다가 보게된 "청바지 돌려입기"라던지 등이 있지요.


그러다가 마침내 전 브로니가 되고 말았는데... 여아용 애니인 "마이 리틀 포니"를 최근에 봤습니다. 다 보고나서 이걸 RPG로 돌려보면 어떨까하고 생각을 해보니 '어? 일상물이랑 똑같겠는걸'이더군요. (양덕의 위엄을 위해 구글링 했으나 브로니 동지는 많아 RPG화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지만 룰북은 없는듯.)

결국 일상물을 주욱 보고 RPG 하려고 보니... 이게 RPG를 할 장르가 않되요. "무엇을 즐기고, 어느 지점에서 재미를 얻을것인가"라는 질문에 답변이 도저히 안나오네요. "좋아하는 세계에서 놀수있다"라는 부분을 굳이 RPG로 즐길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래도 RPG수렁에 빠진이상... 어떻게든 해보려고 고민을 해봤는데,

1. 갈등-문제 해결에 입각해서 보면,
일상물의 갈등은 복잡하지도 않고, 복잡해서도 안되요. 갈등이 복잡하고, 해결방법이 복잡해지면 일상물이라기보단 드라마나 영화가 되버리거든요. 그리고 갈등이 생기면 우정파워, 러브파워로 헤쳐나가버리고, 아니면 운좋게 해결해버립니다. 즉, 문제 해결을 위해 다같이 협력하고, 머리를 굴리기 위한 협력게임으로서의 RPG는 성립이 안되요.

2. 이야기 제작팀을 입장에서 보면
이야기를 만들기엔 좋은데 정작 갈등과 서사구조가 약해서 밋밋한 이야기가 되버는데 치명적 문제점. 마찬가지고 갈등과 서사를 과하게 집어넣으려하면 일상스러운 판타지를 즐긴다는 가벼운 맛이 떨어지죠. 밋밋한걸 좋아하면서 같은 취향의 월드에서 놀만한 사람을 3~4명이나 모으는 게 어렵다는게 최대의 난제 앞엔 답이 없네요.


일상물로 RPG를 한다면 전용룰이 없는 이상 Primetime Adv.와 같은 이야기 만드는 형태의 룰이 그나마 일상물에겐 어울리는듯 싶지만, 하기는 어려울듯 싶네요. 일상물로 RPG를 돌린다면 역극에 가까운 형태가 될텐데...

과연 RPG로 할 수 있을까요?



ps. Hasbro는 마이리틀포니RPG를 제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