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챗에서 '마스터가 어려운가? 플레이어가 어려운가?'라는 글과 댓글들을 보면서 문득 떠오른 비유랄까. 둘 중 무엇이 어려우냐는 질문을 "엄마의 반찬만들기와 가족의 식사 중 뭐가 어렵죠?"로 슬쩍 바꿔봤습니다.

마스터:엄마(언제부턴가 부여받은 집안내 요리사), 플레이어:밥 먹는 가족.


엄마(요리사?)가 요리를 못하면 먹는 가족이 고역이죠. 반대로 아무리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도 먹어주는 사람의 입맛이 까다롭거나 괜한 트집을 잡는다면 그 날 밥상은 망했죠. 물론 엄마라면 가족들이 좋아하는/싫어하는 반찬과 요리 정도는 기본이죠. 물론 한정된 식비와 식재료 내에서 질리지 않게끔 맛있는 반찬을 이것저것 만들어 주는 것도 고역이긴 하죠. 그래서 화목한 밥상을 이루려면 가족들도 반찬투정은 적당히 해야하는 법이죠. 싱거우면 싱거운대로 소금쳐서 먹고, 맛이 없을지라도 맛있는 척은 해줘야겠지요.

가족 중에서 꼭 엄마 혼자 요리를 전부 다 만들어야 하는것도 아니지요. 간단한 재료다듬기같은 준비를 가족이 함께 해주면 엄마도 조리할 때 편하겠죠. 장을 같이 본다면 내가 좋아하는 고기재료를 슬쩍 넣자고 할 수도 있고, 좋아하는 과자라도 하나 사주지 않던가요. 준비를 못도와주면 설거지라도 분담해야 기본을 지키는 것이고, 바쁠땐 상차리기라도 도와 줄 시간은 충분하지 않을까요.

다 클 때까지 집에서 밥하는 걸 안 도우면 어디 밖에 나가서도 밥할 줄 모를테고 굶을지도요. 그러나 간단한 요리부터 하나씩 만들다 보면 할 줄 아는 요리도 많아지고, 솜씨도 늘어날테고요. 다 처음엔 계란후라이, 3분요리, 인스턴트라면으로 시작하는거죠 뭐. 성에는 안찰수도 있지만 거창한 요리부터 만들자는건 욕심이 좀 과한거 아닐까요. 일단은 간부터 맞출 줄 알아야죠.

자기가 밥해먹다보면 밑반찬을 만들어서 두고두고 먹는 요령도 생기겠죠. 뭐 처음 자취할땐 집에서 김치,장조림,짠지 등을 가져다 먹는게 당연하지 않나요. 그러다가 반찬 떨어지면 김 사서 상에 올리다가, 질리면 이것저것 넣고 국 끓이기 시작하고, 어느새 하나 둘 반찬을 만들어 먹을 수 있을 테니까요. 꾸준히 조리하다보면 나만의 비법도 생기겠죠. 엄마라고 아빠랑 결혼한 신혼때부터 밥 잘하고 반찬 다 맛있게 했을까요. 뭐 짠 국, 탄 밥 먹어가면서 하나 둘 익혔겠지요. 신혼부부시절엔 아내가 요리를 잘했다기보단, 사랑으로 맛있다고 하는거 아니겠어요.

처음 음식을 만들 때, 남들이 맛이 없으면 어쩌나하는 걱정은 당연하지만, 언제까지나 남이 해준 밥만 먹고 살 순 없잖아요. 조선시대처럼 남자는 부엌에 들어가면 고추가 떨어진다는 시절도 아니고 말이죠. 요샌 부부가 번갈아 요리하는 등 집안일 분담이 대세인데 말이에요. 집안일 분담 안해서 쫒겨나는 남편도 부지기수잖아요. 언제까지 식사준비는 아내몫, 엄마몫이라고 우기실건가요. 밥은 가족이 다같이 먹는거잖아요.



끄적끄적...


ps. 평생 독신으로 살 예정인 분에겐 전혀 해당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