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에 어울리는지 애매하지만, 던전앤드래곤스2라는 영화를 엊그제 감상했습니다. OCN에서 해주더군요. 줄거리나 플롯에서 기발함이 있는 영화도 아니었고, 아름다운 캐릭터나 눈이 즐거운 영화도 아니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나니 이게 딱 양키센스인 D&D의 모습이구나 싶었달까요. D&D1편이 완전히 어설픈 영화였다면 그에 비해선 여러모로 나았음.


1. 주인공.
히어로(남자주인공)인 레백은 전형적인 파이터로 여러 임무를 마친 기사인데 나이가 OLD가 된건지 제자한테 싸움에 밀리더군요. 은퇴나 하라는 기사제자를 보며 이젠 능력이 다한건가 싶은 주인공. 줄거리상 전투력이 중요한게 아니라는 주제를 알리는데 적절한 배경. 컴뱃인카운터와 전형적인 어드벤쳐 플레이.
히로인(여자주인공) 멜레나는 레백의 아내입니다. 위자드인데 엘리멘탈 관련 디바인 스펠을 익히려 하는건지 요상한 프리스티지를 타게 생겼더군요. 어쨋든 마법사 의원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중. 주인공이라 이것저것 하는게 많다보니 다른 의원의 시기속에서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홀로 고생. 정작 모험파티에는 합류하지 않고 동시에 진행되는 2가닥의 스토리 중 한 쪽을 이끔. 논컴뱃 인카운터, 논어드벤쳐 플레이랄까.

2. 동료들
바바리안에 파이터2를 섞은 듯한 미녀전사. 프렌지드 버섯을 탄건지 만건지 애매하긴하던데;
전형적인 클레릭양반. 전형스러운 D&D 클레릭답게 해머를 들고 다님. 모험중간에 죽어버리는 반전스러운 진행. 클레릭을 죽이다니 악독한 마스터임을 알수있다.
소서러 같아보이던 위자드아가씨. 이 아가씨 때문에 파티 레벨이 9~15 사이라고 추정중.
CN 성향이 생긴것에서 행동까지 그대로 드러나는 로그 아저씨.

3. 모험 속 인카운터들
D&D에서 지향하는 인카운터의 모습을 드러내주는 거 같습니다. 단순히 적만 쓸어버린다고 해결이 되는게 아닌 복합적인 인카운터. 그리고 다양한 퍼즐과 적절한 함정해체의 필요성 등 말이죠.
- 가짜 동료로 변신한 리치. 렙이 안되면 도망가라는 걸 보여주는 인카운터. 마스터가 내놓는 적은 잡아야만 XP를 주는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첫 인카운터 -_-;
- 두번째 인카운터로 4번째랑 같은놈이 나왔어야 했던거 같은데 다른 채널 보느라 못 봤음.
- 뭔가를 털어내야할 집 안. 마법사가 디텍팅 매직 아이템을 쓴건지 파티원들의 몸에서 매직아이템에서 빛이나는걸 보고 적절한 구현이었다고 생각. 파티가 한참을 뒤지가 비밀 공간에서 적절한 득템을 함. 물론 핵심 아이템은 간단하게 주지 않고 로그가 함정해체를 하도록 만들어서 로그의 필요성을 모두에게 알림. 그리고 득템이후 파티원들의 긴장이 풀어지지 말라고 바로 습격해오는 적.
- 프로스트 드래곤? 드래곤이라기엔 조금 약했고, 와이번이라기엔 너무 큰 애매한 아이스타입의 드래곤. 파티원들은 지형지물을 이용해 열심히 도망다니며 각종 뒤치기를 활용해 가까스로 잡음. 여기서 클레릭이 브레스맞고 죽어버림. ECL이 절묘하다는건 집중력에 따라 PC가 하나 죽을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의미인듯. 그리고 강한놈 하나 내보낼때는 무식하게 컨트롤 해주는 게 매너라는 걸 알려주었음.
- 시간 내 퍼즐풀기. 목적지 던전입구에서 방법을 몰라 헤메자 적절히 나타나는 자코 몬스터들. 주인공과 로그가 퍼즐을 푸는 동안 여전사, 위자드는 과연 잘 버틸 수 있을까. 퍼즐을 풀고 들어갔을 때 쯤 여전사를 프렌지드의 효과인지 튈 생각을 하지 않고 적들을 거의 정리해버림(...) 그래도 적절히 프렌지드를 풀고 같이 들어가게 함.
- 던전 속 이동. 던전안에서 복도를 걸을 때 천장도 유심히 살펴보라는 인카운터. 검은 망토같은 생명체가 뛰어내리는데 앞은 잠긴문으로 막혀있음. 전투를 이용해 take10이나 take20을 선언하지 못하게 만들어 함정해체에 긴장감을 넣어줌. 한번인가 실패하고 로그가 열자 몽땅 들어가고 문을 닫아버림. 꼭 적을 전멸시키지 않아도 XP를 줄 수 있는 전투의 예시.
- 밟으면 마법때문에 죽는 함정의 방. 뻔한 함정에는 소환수를 이용해 안전도를 체크하라는게 장면의 시작. 물론 파티가 주변을 마구 뒤져서 결국 퍼즐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냄. DEX체크로 한명정도는 발을 잘 못 디뎌주길 기대했던 모양이지만 매우 천천히 한명씩 이동하는 방법으로 무사히 통과.
- 보스전(인 척한 중간보스). 물론 오브를 들고 튀면 되므로 레벨차이가 심하지만 아슬아슬하게 성공할 수 있는 임무임. 적을 죽이는 인카운터가 아닌 특정 목표에 도달만 하면 되는 전투랄까. 어쨋든 마법사의 한 팔이 돌에 묶이자 그 팔을 잘라내며 텔레포트 (...)
- 이제 오브를 전달하기 위해 도망가는 과정. 물론 로그와 위자드는 치료를 받고, 여전사는 그를 위해 시간을 벌어준다. 말을 타고 도망가느냐와 와이번이 잡느냐의 대결. 마스터는 그가 성에 도착할 때쯤 죽게 생기자 기다리던 지원병이 화살로 와이번을 물리쳐준다.
- 이후로 오브를 가져와서 벌어지는 일들이 있으나 인카운터라기보다는 자동진행에 가까운 전투들. 고레벨 리치가 주인공 둘을 빼고 성에 있던 사람들을 죄다 죽이는 장면은 너무 강력한 NPC의 등장은 인카운터가 아닌 마스터의 일방적인 진행설명으로 흘러간다는 걸 여실히 드러내주었달까.



비주얼적으로 쓰인 CG도 괜찮았습니다. 영창이펙트가 너무 단순해 아쉬웠지만 CG 몬스터들은 적절했어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캐릭터들의 생김새나 복장이 참 D&D와 관련게임 일러스트와 유사하다는 점이 대단했어요. 그다지 잘생기지 않은 얼굴들이 주는 매력이랄까요. 양키 센스와 D&D스러움을 알리기 위한 영화였다는 점만가지고 평가하면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